고구마

무농약고구마를 수확하다, 2015.12.02

마린전남 2015. 12. 2. 20:43

오늘 무농약고구마를 수확했습니다.

지난 한 달간 비가 너무 자주 와서 언제 수확을 해야할지 고민했는데 어제는 감자를 수확하고 바로 오늘 고구마를 수확했습니다. 사진에 보듯 고구마 밭은 완전 풀밭이 됐습니다. 6월에 심어서 제초제도 뿌리지 않고 풀도 한 번 매주지 않았더니 온갖 풀들이 고구마 순도 덮고 비닐도 덮어버렸습니다. 보통의 고구마 밭을 떠올리면 고구만 순들이 땅 바닥이 보이지 않도록 덮어버리는데 다른 농작물들을 살피느라 고구마 밭의 풀을 매주지 못했네요. 처음 풀이 손가락 만큼 커갈 때에는 '풀이 얼마 없네' 라고 생각했다가 여름 어느 순간부터는 풀을 매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무성해지더군요.

 그렇게 한 고랑씩 풀을 한쪽으로 밀쳐내고 비닐을 조심 조심 걷어 냅니다.


그리고는 경운기에 달린 땅속작물수확기를 이용해서 고구마를 캐내기 시작합니다. 이 작업기가 땅의 흙을 20~30cm 정도 떠서 털면 예쁜 고구마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래 사진은 물기가 적어서 그나마 작업이 쉬웠는데 다른 두둑은 땅이 축축해서 작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흙을 털어도 흙덩이들이 잘 부서지지가 않기 때문이죠. 그래도 이렇게 빨간 고구마들이 줄기에 붙어서 덩이로 갈이 땅속에서 올라오면 기분이 좋습니다. 식구들이 겨우내 즐겁게 맛있는 고구마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고구마를 수확하는데 점심 때 쯤에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아직 1/3밖에 수확을 못했는데 그만 철수를 해야 했습니다. 땅도 젖고 옷도 젖어서 더 이상 작업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이틀간 비가 계속 내린답니다. 남은 고구마는 다음주 쯤에나 캘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심었던 고구마 종류가 호박고구마와 자색고구마였는데 자색 고구마는 색깔이 자주색으로 아주 예쁘고 수확량도 더 많더군요. 근데 맛은 호박고구마가 더 달콤하고 좋더군요.